
공해와 농약 등으로 농촌지역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제비가 지난 5월 전남 무안군 해제면 신정리의 한 가정집에 둥지를 틀었으나 최근 내린 장맛비로 둥지가 쓸려 내려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초 모습.(무안=연합뉴스)
"집안에 제비가 들어오면 복이 온다고 좋아했는데, 이제는 볼 수 없어 허전하네요" 전남 무안군 해제면 신정리 박질례(55.여.식당영업)씨는 요즘 짬이 날 때마다 하늘을 쳐다본다. 그는 며칠전 집 처마에 있던 제비 둥지가 장맛비에 쓸려 내려간 뒤 생긴 버릇때문이다. 공해와 농약 등으로 농촌지역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제비가 박씨 집에 둥지를 튼것은 지난 3월초. 박씨 집을 찾은 제비는 암수 한쌍으로 매일 짚과 흙을 부지런히날라 집을 지었다. 그리고 20여일이 지난뒤 둥지가 완성됐고 예쁜 새끼 제비 6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미 제비는 부지런히 먹이를 날랐고 박씨는 먹이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돼 남은 밥을 둥지 아래에 뿌려 놓기도 했다. 박씨 가족은 물론 식당 손님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제비 가족이었지만 장맛비로 결국 보금자리를 잃어 서운해 하는 사람이 많다. 박씨는 "이사온지 12년만에 제비가 처음으로 집에 둥지를 틀어 온 가족 모두 '복이 들어왔다'며 기뻐했다"며 "집을 잃은 제비를 생각하면 허전하고 짠한 마음이지만 어디인가에서 잘 지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무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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