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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봉의 직장인들, 야근·술자리에 찌들어…
점심값엔 ‘벌벌’ 보약엔 ‘펑펑’

등록 2011-08-08 20:33

점심값엔 ‘벌벌’ 보약엔 ‘펑펑’
점심값엔 ‘벌벌’ 보약엔 ‘펑펑’
외식 물가 올라 걱정하지만
몸 생각에 건강식품 사먹어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아무개(40)씨의 요즘 아침과 점심 풍경은 ‘비교체험 극과 극’이다. 아침 8시30분에 출근하는 그는 직장에 도착하자 마자 ‘보약’을 먹는다. 얼마 전 아내가 한 재에 40만원을 주고 지어온 것이다. 분에 겨운 ‘호강’이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상황이 바뀐다. 점심값 부담에 조금이라도 더 싼 식당을 찾아 헤멘다. 이씨는 “보약에 쓰는 돈이 정말 아깝지만, 잦은 야근과 술자리 탓에 ‘이러다 정말 돌연사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먹는다”며 “보약을 먹기 위해 밥값을 아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크게 오른 외식 물가 때문에 점심값 ‘몇 천원’은 아까워하면서도, ‘수 십 만원짜리’ 건강기능식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직장인 송주환(37)씨는 “후배들 밥 사주는 돈마저 아낀다는 요즘, 하다못해 비타민이라도 안 먹는 직장 동료는 없다”며 “나는 20만원대 홍삼을 먹는데, 이마저 안 먹으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며 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건강기능식품 애용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달 직장인 506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를 위해 꾸준히 복용하는 약(식품)이 있는가’를 조사한 결과, 61.5%가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먹는 건강식품의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비타민·피로회복제부터 홍삼, 녹즙, 마늘, 알로에, 오메가3, 헛개나무즙, 칡즙, 붕어즙, 민들레즙 등 몸에 좋다는 건 뭐든지 먹는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져 2007년 9181억원이었던 것이 올해에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임아무개(34)씨는 “세끼 중 유일하게 제대로 챙겨먹는 점심에 쓰는 돈은 아끼고, 저녁에 야근하고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아침 또 건강식품을 챙겨 먹는다”며 “이렇게 악순환을 반복하는 내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슬픈 자화상’이 아니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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