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목사 명예훼손” 주장
다음, 수천건 임시 접근차단
다음, 수천건 임시 접근차단
보수 성향의 대형교회들이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라는 단체를 통해 인터넷 포털사에 교회 비판 게시물 삭제를 무차별적으로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포털 관계자와 누리꾼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는 지난달부터 사랑의 교회, 금란교회,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 대형교회 3곳의 대리단체 자격으로 이들 교회나 목사를 비판하는 게시물에 대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다음커뮤니케이션 쪽에 삭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다음은 관련 게시물 수천건에 대해 임시 접근차단 조처(임시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관계자는 “인터넷선교네트워크가 위임을 받은 교회들의 사업자등록증 등을 제출했다”며 “신고받은 게시물에 명예훼손 당사자와 단체 이름이 없는 경우나, 서류가 미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임시조치를 했으며 게시물이 실제 명예훼손을 했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터넷선교네트워크 쪽은 “포털사이트에 기독교에 대한 욕설·비방,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하는 글들이 너무 많아 이런 활동을 하게 됐다”며 “유해 게시물을 포털에 신고해도 삭제를 해주지 않아, 권리침해 신고를 하자고 대형교회들을 설득해 위임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랑의 교회와 금란교회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터넷선교네트워크에 권리 위임을 했다”고 밝혔고, 여의도 순복음교회 쪽은 “위임 여부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이 인터넷선교네트워크 쪽의 요청을 받아들여 임시 접근차단 조처를 내리자 관련 글 게시자를 중심으로 누리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패션칼럼니스트 김홍기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장경동 목사 발언 비판글 등 4건이 임시 접근차단 조처를 당했다. 이 가운데는 지난 2008년 다음 메인 화면에 게시돼 1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글도 포함돼 있다. 김씨는 “소망교회를 다녔을 만큼 보수적 성향이지만, 기독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며 “이런 조처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일절 내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공공도로 밑을 파서 지하 예배당을 짓고 있는 사랑의 교회를 비판하는 다음카페 ‘하우사랑’에서도 이달 초 30여건의 게시물이 접근차단됐다. 이 카페의 한 회원은 “사랑의 교회가 주일날 건축 공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현장 확인 뒤 비판글을 올렸는데 접근이 차단됐다”며 “단지 사실을 알리는 글이었는데 이런 조처를 당했다”며 황당해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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