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을 고민하던 증권회사 직원이 아파트 18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10일 오전 7시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ㅁ 아파트 현관 출입구 앞에서 이 아파트 주변의 다가구 주택에 사는 서아무개(48)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ㄱ증권 대구 서문지점에서 차장으로 근무해온 서씨는 숨지기 직전 자신의 아내와 회사동료 등에게 “관리하는 고객들의 주식이 폭락했다. 그동안 고마웠다. 죽음으로 보답하겠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씨가 이날 혼자서 아파트 엘리베이트를 타고 18층에 내리는 장면이 폐쇄회로(CC) 티브이에 찍혀있고, 아파트 18층 창문벽에는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경찰은 서씨가 집에서 가까운 고층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씨의 부인 김아무개(45)씨는 경찰에서 “주가가 폭락한 이틀전부터 남편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고민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남편이 최근 주가폭락으로 10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남편과 함께 모든 재산을 팔아 고객들에게 피해금액을 갚아주고 조용히 살아가는게 어떻겠느냐는 의논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이 말했다. 서씨의 동료들은 지난 9일 오후 장이 마감된 뒤 전화통화에서 “잘 살아라. 이번에는 재기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주가폭락에 따른 한탄으로 들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씨의 회사 동료들은 “서씨가 만기 옵션증권이 하루를 앞두고 폭락하면서 고객 계좌에서 큰 손실이 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서씨는 1988년 부터 증권회사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씨가 최근 주가 폭락으로 입은 손실을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ㄱ 증권 대구 서문지점 쪽은 “서씨가 근무한 것은 맞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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