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 옆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던 대학 선후배인 20대 4명이 ‘물골’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전북 군산의 한 대학교 학생 김아무개(26)씨와 이 대학 졸업생 이아무개(29)씨 등 20대 남녀 4명이 13일 오후 4시께 충남 서천군 비인면 장포리 포구 주변에서 물놀이를 하다 숨졌다. 대학 학생회 선후배들인 이들은 이날 오후 다른 동문 13명과 함께 이곳으로 야유회를 왔으며, 뭍에서 족구 경기를 한 뒤 땀을 식히려고 바다에 들어가 기마전을 하다 갑자기 물골에 빠진 뒤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골은 밀물과 썰물 과정에서 갯벌이 도랑처럼 파이거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웅덩이처럼 파이는 것으로 ‘갯고랑’, ‘갯벌 웅덩이’ 등으로도 불린다. 바닷물이 들어차면 보이지 않지만 물이 빠져나가면 모습을 드러낸다. 사고 지점은 어민들이 선착장으로 쓰는 곳으로, 갯바위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 물골이 형성돼 있어 서천군이 수영 위험 표지판을 세워뒀다.
군산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이 수심 1m 안팎인 갯바위 근처 물속에서 4팀으로 나눠 기마전을 하다가 파도에 휩쓸리면서 한꺼번에 수심 2m 이상인 물골에 빠진 것 같다”며 “수영을 해 빠져나온 9명 등이 튜브·장대로 4명을 구조했지만 나머지는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해경은 최근 바닷물 수위가 연중 최고 수준인 백중사리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해수욕장처럼 바닥이 평평할 것이라고 착각한 이들이 물골에 빠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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