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이 백수인데…” 비판
“우리(미혼 남녀)가 가축도 아니고, 때 맞춰 짝짓기를 하라는 거냐!”
한나라당이 일찍 결혼하는 부부에게 임대주택 분양이나 전세자금 융자 등에 혜택을 주는 방식의 ‘저출산 대책’ 도입을 논의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누리꾼들이 “무개념 대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한나라당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인 ‘아이좋아 특위’의 임해규 위원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에 “현재 초산 연령이 30살인데, 이를 27살까지 앞당기면 20대에 아이 둘을 낳을 수 있다”며 “다자녀 가정에 전세자금 융자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25~26살에 결혼하는 사람에게 주택 관련 인센티브 등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출산과 육아 복지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내놓은 탁상정책의 전형”이라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예 콘돔 판매를 금지하고 정관수술을 못 하게 하면 되겠네”, “결혼이 무슨 짐승 교미하는 건 줄 아느냐”, “20대 태반이 백수인데, 어떻게 결혼해서 애를 낳느냐”, “이대로라면 고등학생 때 결혼하면 공짜로 아파트 주겠네”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보편적 복지를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하는데, 이런 정책이야말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거나, “27살 이상의 국민을 차별하는 정책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해 3월에도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불법 낙태 단속’을 들고나와 여성계와 누리꾼들에게서 비난을 산 바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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