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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세아제지 해고 노동자, 굴뚝 고공 시위

등록 2011-08-18 17:01

“죽으러 올라왔다. 납득할 만한 사과 있어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하는 크레인 고공 시위가 220여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원 아세아제지㈜ 해고 노동자가 굴뚝 고공 시위를 시작했다.

산업용 골판지와 석고보드 등을 생산하는 아세아제지의 해고 노동자 박아무개(45)씨는 18일 새벽 4시께 충북 청원군 부용면 아세아제지 공장 안 10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부당해고 철회와 복직 등을 촉구했다.

박씨는 혼자 이 굴뚝에 올라갔으며, 유서 형식의 펼침막 3개를 굴뚝 위에 내걸었다. 박씨는 “가진 것이라고는 육체뿐인 노동자가 죽으면 이번 해고 사태의 모든 진실과 거짓, 의혹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국민에게 알려달라”며 “회사 대표 등은 해고자 근무지 복직, 정년 보장, 가족에 대한 정신적·육체적 피해 보상 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박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죽으러 올라왔다. 복직과 부당 해고 조처에 대한 납득할 만한 사과 등이 있지 않으면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며 “살인적인 더위와 머리가 깨질 듯한 유독 연기 때문에 괴롭지만 끝까지 벼텨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16일 보일러·소각로 등을 관리하는 환경과 동료 김아무개(54)씨 등 3명과 함께 해고됐다.

아세아제지 쪽은 당시 “원가부문 경쟁력 저하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려고 구조조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해당 노동자들이 응하지 않아 노동자들을 종합 평정한 뒤 정리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고 노동자 김아무개(40)씨는 “해마다 흑자를 내온데다 신입 사원까지 뽑는 마당에 경영이 어려워 해고했다는 회사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대로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17일 아세아제지가 박씨 등 4명을 해고한 것을 ‘부당해고’로 판정한 뒤 30일 안에 복직시킬 것을 주문했다. 아세아제지가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도 지난 5월18일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부당해고를 재확인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경영상 위기로 단정할 만한 정황이 충분치 않고, 전환 배치 등 해고 회피 노력을 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해고 대상자 선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보면 아세아제지의 정리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청주노동인권센터 등 충북지역 시민단체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어 노동자 복직을 촉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복직 대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홍건재 아세아제지 관리본부장은 “해고 노동자가 굴뚝 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시작한 것은 안타깝고 당혹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이 정리해고가 이뤄진데다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이를 지켜본 뒤 합당한 조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원/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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