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억울해, 재판까지 가보자구!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검사의 벌금형 처분을 ‘선처’로 여기던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1일 대검찰청이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약식기소된 사건 121만4739건 가운데 정식재판이 청구된 건수는 8만4898건으로 전체 약식사건의 7%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1998년 2.35%, 1999년 2.84%, 2000년 3.29%, 2001년 3.52%, 2002년 3.52%, 2003년 5.14%로 꾸준히 늘어왔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사안이 가벼워 징역·금고형보다는 벌금형이 맞다”고 판단해 기소와 동시에 벌금형을 청구하는 것이다. 판사는 별도의 공판절차 없이 검사가 제출한 수사기록만으로 벌금형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법정에서 다툴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정식재판 청구비율의 증가는 피고인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