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뒤 집중번식…서울시, 주의보 발령
최근 몇 년 사이 벌떼의 서울 도심 출현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23일 ‘도심 벌떼 주의보’를 내렸다.
2007년 이후 벌떼 때문에 서울에서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2007년 2062건 △2008년 2381건 △2009년 3199건 △2010년 505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몇 년 새 도심에 벌떼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수도권이 광역화되면서 서울 외곽의 벌떼 서식처가 없어지자 고온을 좋아하는 벌들의 습성상 따뜻한 도심으로 이동해, 건물 처마 밑 또는 가로수나 공원에 벌집을 짓는 경우가 늘었다”며 “도심엔 공원 등 녹지가 잘 보존돼 있고 작은 곤충이나 단 음식물 쓰레기 등 먹이가 풍부한 것도 도심 벌떼 출현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후 서울에서 벌떼 출현으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1만2698건 가운데 79.4%(1만88건)가 7~9월에 집중됐다. 올해 7월엔 비 오는 날이 많아 벌떼 때문에 119가 출동한 건수는 513건으로 지난해 7월의 978건에 견줘 48%나 줄었다. 최근 비가 그친 뒤 도심에서 벌들이 집중 번식할 가능성이 커, 서울시는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까지 도심 벌떼 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벌떼 출현 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져 벌떼가 8월 하순부터 9월 사이에 극성을 부릴 것 같다”며 “꿀벌은 공격을 받지 않으면 좀처럼 먼저 쏘지 않지만, 말벌은 공격성이 강하고 한번 쏘는 독의 양이 꿀벌보다 15배나 많으며 꿀벌과 달리 계속 침을 쏠 수 있어 말벌의 공격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벌집을 잘못 건드렸을 때에는 손을 휘두르거나 뛰어 도망가면 위험하므로 침착하게 몸을 낮춰 벌이 스스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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