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강남도 강남 나름
강남이 높고 강북이 낮았던 무상급식 주민투표율 가운데 강남·송파구에 몰린 투표율 상위 5개 동은 대부분 비싼 아파트가 많거나 앞으로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지난달 폭우 피해가 심한 곳 가운데 서초구 방배2동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이지만 서초구 평균보다 투표율이 낮았다.
2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대치아이파크·대치센트레빌 등 값비싼 아파트들이 있는 강남구 대치1동은 유권자의 49.5%가 투표해 서울시 전체 424개 동 가운데 투표율 3위를 차지했다. 비싼 주상복합아파트의 대명사가 됐던 타워팰리스가 있는 강남구 도곡2동도 48.3% 투표율로 5위를 기록했다. 타워팰리스 A동에 마련된 도곡2동 제4투표소는 무려 59.6%로, 서울시 평균 투표율(25.7%)의 2배가 넘었다.
강남구 안에서도 투표율이 낮은 곳은 있었다. 주로 젊은 회사원들이 많이 사는 다세대 원룸이 밀집한 역삼1동 투표율은 19.48%로, 강남구에서 가장 낮았고 서울시 평균에도 훨씬 못 미쳤다.
지난 7월27일 수해도 투표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산사태 피해가 컸던 전원마을이 있는 서초구 방배2동 투표율은 28.1%로, 서초구 평균(36.2%)보다 낮았다.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던 도림천 근처 관악구 신림동 투표율은 13.7%로 서울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반면, 종로구 창신2동은 투표율이 13.4%로 서울 평균의 절반가량에 그쳐 서울 동들 가운데 최하위였다.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 때 창신2동은 오세훈 후보 득표율이 가장 낮았던 반면, 한명숙 후보의 득표율(61.8%)은 제일 높았다. 이곳은 저소득층이 많은데다, 2005년 뉴타운 사업 지구로 선정된 뒤 주민 상당수가 뉴타운 개발 이익과 관계없는 세입자들로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곳이다.
투표율이 세번째로 낮은 동은 구로구 가리봉동(14.5%)이었다. 이곳은 생업에 쫓겨 투표에 참여하기 힘든 일용직 노동자와 1인 가구가 많아 2004년 총선, 2006년·2010년 지방선거 때도 구로구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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