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한지특화연계사업단 차종순(55) 단장
전통 한지 소재 부채 5만개로
관중석 ‘또다른 볼거리’ 연출해
관중석 ‘또다른 볼거리’ 연출해
지난 27일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의 또하나 작은 볼거리는 관중석의 한지 부채 물결이었다. 전북 완주의 전통 한지로 만든 5만개의 한지 부채는 관객들의 손에서 나풀거리며, 아름다운 영상을 연출했다.
대구 스타디움의 한지 부채 아이디어를 성사시킨 전북 완주군 한지특화연계사업단 차종순(55·사진) 단장은 28일 “농촌주민 손으로 만든 한지 부채가 세계적인 행사에 채택됐다는 것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차 단장은 전북 임실의 예원예술대 한지조형미술디자인과 교수로, 2009년 말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으로 시작한 완주군의 한지특화연계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지의 원재료인 닥나무를 마을에 심고, 공예대학을 세워 농촌 주민들을 교육시키고, 그렇게 해서 시골 마을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납품한 5만개의 한지 부채도 완주의 소양면 신원리 대승 한지마을 영농조합원과 부녀자 20여명이 손작업으로 만든 것입니다.”
차 단장과 농민들이 만든 한지 부채는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우승 기념으로 썼던 월계수관 잎 모양을 따서 고급스럽게 디자인했으며, 1개에 500~600원 하는 중국산 부채보다 3배가량 비싼 1660원의 높은 납품가격을 받아냈다. 차 단장은 “완주의 한지 부채는 대형 국가행사에 전통 한지를 써야 고급스럽고 국가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을 이뤄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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