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등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
평택시 등 457명 조사
24% “월수 100만원 미만”
24% “월수 100만원 미만”
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와 파업사태 뒤 2년이 흘렀어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나 무급휴직자들이 2명 중 1명꼴로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충동을 느끼는 등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 평택시는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평택대와 함께 지난 6월1일~7월13일 벌인 쌍용차 무급휴직자 등 실태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994명 가운데 457명(무급휴직자 132명, 해고자 113명, 희망퇴직자 206명, 징계정직자 3명, 미분류 3명)이 응답한 조사에서, 파업 뒤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하고픈 충동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240명(52.5%)으로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의 25.4%는 육체적 건강상태가, 37.2%는 정신적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했다.
파업 이후 생활고와 가족 불화도 뚜렷했다. 월 수입은 응답자의 23.9%가 100만원 미만, 47.9%가 100만~200만원 이하라고 응답했다. 반면 매달 생활비로는 24.7%가 200만~250만원 미만, 23.9%가 150~200만원 미만, 19.9%가 15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생활비는 자신이나 배우자가 부업을 하거나 빚 등으로 해결한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255명(55.8%)은 직장을 잃은 뒤 가족관계가 안 좋아졌다고 답했다.
대다수(81.1%)는 쌍용차 복직을 희망했지만, 복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가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심리치료나 창업교육를 받을 기회는 좁아, 해고에 따른 사회적 안전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은 10.9%, 창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는 12.7%에 그쳤다.
정혜정 평택대 교수는 “쌍용차 해고 사태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고통에 시달려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운수 평택시 일자리정책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임시 일자리 마련과 심리 치유를 이어가고, 중장기적으로는 취업 지원 교육, 창업 지원, 자녀 장학금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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