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학원서 육아·부부문제…
멘토링 전문가 양성 학원도
멘토링 전문가 양성 학원도
1년차 직장인 정이지(26)씨는 1주일에 한 번 멘토인 선배와 따로 만나 회사생활의 어려움이나 진로에서부터 연애 문제까지 의논을 한다. 정씨는 “사내커플로 5개월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져 회사를 그만둘 뻔했지만 멘토의 도움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며 “기피 대상 1호인 상사에 대한 대처요령부터 프레젠테이션 방법까지 알려주는 멘토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고 말했다. 정씨가 다니는 회사는 올해 초부터 입사 1~3년차 사원과 7년차 이상 선배들을 ‘멘티-멘토’로 엮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오디션 프로그램에 ‘멘토제’를 도입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문화방송>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 ‘멘토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서점가에서도 ‘멘토링’이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시작으로 <언니의 독설>, <방황해도 괜찮아>, <너 외롭구나> 등 인생 선배들의 조언을 담은 ‘멘토링 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 교수의 책은 ‘란도쌤’이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100만권 넘게 팔렸다.
방송에서 책으로 이어진 멘토 열풍은 일상생활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최근 초·중·고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멘토가 학생을 찾아가 일대일로 학습 환경, 학업 스케줄에 대한 관리는 물론이고 고민상담을 통해 학업동기까지 부여하는 ‘멘토 학습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김소이(15)양은 “성적 올리기만 강조하는 다른 학원들에 견줘 미래에 대한 내 고민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육아·대인관계·부부관계 등 생활 전반에 대해 멘토링을 해 주는 업체도 성업중이고, ‘멘토링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과)는 멘토 열풍 현상에 대해 “직장이나 교육현장에서 사력을 다해야만 살아남는 팍팍한 현실 때문에 이상적인 조언자에 대한 갈망이 생겨난 것”이라며 “전통적인 사제지간의 의미가 퇴색된 상황에서 내 마음에 맞는 멘토를 찾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이승준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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