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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이정렬 판사 10개월 휴직

등록 2005-07-12 18:40수정 2005-07-13 02:06

“살림하려고 휴직합니다”

현직 판사가 공부하는 아내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10개월 동안 휴직을 한다. “정말 살림 살려고 휴직하냐”고 물으니, “그러면 안 되냐”고 되레 의아해한다.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로 잘 알려진 서울남부지법 민사21단독 이정렬(36) 판사가 휴직을 하고, 아내 이수영 서울남부지법 판사와 함께 19일 미국으로 떠난다.

“기록 보고 판결문 쓰는 게 가장 재미있고 보람있다”는 이정렬 판사는 “가족들과 떨어져 있으면서 재미만 찾는 이기적인 가장이 되지 않으려고 같이 가서 뒷바라지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대학에서 연수를 하는 10개월 동안 집안일을 하고,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돌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판사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올 2월에는 8억 원대 내기 골프 무죄 판결로 화제를 뿌렸다. 그는 기존 판례와 다른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튀는 판사’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스스로를 “시대가 요구하는 캐릭터”라고 규정하는 이 판사는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왜 그런지를 따지다 보니 남들과 다른 결론이 나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판사의 주요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힌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형사부에 있을 때 항소율은 평균보다 낮았고, 파기율도 평균 정도”라고 반박했다. 그는 “예순이 돼서도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논란이 되는 몇몇 판결에 대해서는 지금도 옳은 판결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이 판사는 가족들 뒷바라지 외에 미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또 하나 있다. 그는 “존경받는 미국 판사들을 만나보고, 판사가 존경받는 미국의 법원 풍토를 배워오고 싶다”고 했다. 지난 5월 법원 인터넷 내부망에 ‘판사들도 다면평가를 받자’고 제안했던 이 판사는 미국 법원의 인사평가 제도에 대해서도 공부해 볼 참이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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