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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군기지 충돌 강정마을에 ‘평화 비행기’ 유쾌한 폭격

등록 2011-09-03 19:33수정 2011-09-03 21:37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운동장에서 3일 오후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가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허호준 기자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운동장에서 3일 오후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가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허호준 기자
[현장] ‘해군기지 저지, 놀자 놀자 강정놀자’ 문화 행사 열려
‘평화비행기’, ‘평화버스’ 타고 2000여명 참가…BBC 등 외신도 취재열기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지난 2일 새벽 경찰의 갑작스런 투입과 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대규모 연행사태에도 ‘평화 강정’을 지키기 위한 함성은 높았다.

3일 오후 7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막아내고, 해군기지가 들어설 구럼비 바위를 지키기 위한 ‘놀자 놀자 강정놀자’가 열린 강정마을 운동장 일대에는 2000여명의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서울에서 ‘평화비행기’를 타고 온 시민과 활동가, 제주도 내 곳곳에서 ‘평화버스’ 21대에 나눠타고 온 제주도민들은 운동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평화비행기는 서울에서 왔지만, 부산과 대구 등에서 온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다.

 천주교 신부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듯이 신자들도 행사장을 많이 찾았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은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라고 쓰인 손수건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행사 참가자들이 운동장에 들어설 때마다 운동장 정문 앞에 모여앉은 50여명의 강정마을 주민들은 열렬히 박수로 이들을 환영했다.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갤러리 사진관’의 사진들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모두가 지쳤다. 하루 하루가 지옥 같았다고 했다. 막걸리 한 두잔 먹고 파출소를 드나드는 경우는 있어도 법원에서 받아 본 소송장은 처음이었다고 했다”는 설명이 있는 사진은 축 처진 채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운동장에서 3일 오후 7시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한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가 열리고 있다. 허호준 기자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운동장에서 3일 오후 7시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한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가 열리고 있다. 허호준 기자

 손주 같은 전경이 할머니를 막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한 할머니가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일하는 굴착기 운전기사에게 “나가 널 어떵 질롸신뒤 니가 거기 이시냐?”(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거기 있느냐)는 말에서는 강정마을에서 겪고 있는 갈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행사장에는 △중덕해안과 구럼비 바위가 있는 사진 찍기 △예쁜 인형 만들기 △연 날리기 △제기 만들기 등의 체험공간이 마련돼 초·중학생들의 참여가 많았다.

평화문화행사 답게 행사장에는 돌고래와 연산호, 구럼비 바위 모양의 모자를 쓴 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이 ‘해군기지 반대! 푸른 강정 힘을 내요’라고 쓴 펼침막을 내걸고, ‘해군기지 ‘말’도 안돼!’라고 쓰인 종이를 붙인 말도 등장했다.

 점차 날이 어두워지자 평화버스들도 더욱 늘어났다. 강정마을 민속보존회의 걸궁팀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걸궁놀이를 한 뒤 운동장으로 들어왔다. 행사장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눈에 띄였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열린 제주 강정마을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에 참석해 묵념을 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열린 제주 강정마을 ‘놀자 놀자 강정놀자’ 행사에 참석해 묵념을 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경찰은 이날 오후 광주에서 증파된 3개 중대 230여명을 포함해 모두 16개 중대 1300여명을 동원해 행사에 대비했다. 경찰은 “평화문화행사는 막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날 오후 5시30분께는 행사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영국 <비비시>(BBC)방송과 이란의 영어방송 <프레스티브>가 취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평화문화행사에는 이념도 없고 정치도 없고 오직 강정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과 열망의 축제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보물이고 세계의 보물이야.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야. 우리가 잘 보존하고 쓰다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지. 마을주민 수도 적은데 이처럼 강정마을을 사랑하고, 강정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와주니까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몰라.”

 이날 행사장에서 행사 참가자들을 맞이하며 박수를 치던 주민 고아무개(70)씨는 이렇게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관련영상] 강정마을에 끝내 경찰력 투입

[%%HANIT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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