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와 해고무효 소송 도중
전 상무엔 합의종용 협박전화
회사쪽선 “처음 듣는 얘기다”
전 상무엔 합의종용 협박전화
회사쪽선 “처음 듣는 얘기다”
이은욱(55) 전 ㈜피죤 사장이 지난 5일 밤 11시45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집으로 귀가하는 길에 괴한 2명에게 습격을 당해 얼굴과 가슴, 팔 등에 전치 3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이 전 사장은 6일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아파트로 들어가던 중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괴한 2명이 갑자기 얼굴을 때린 뒤 넘어뜨렸다”며 “넘어진 뒤에도 가슴팍을 발로 차고 바닥에 얼굴을 수차례 짓이기는 등 폭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국내 생활용품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월 ㈜피죤 사장에 취임했다가 4개월 만에 창업자인 이윤재(77) 회장에 의해 해임됐다. 이 전 사장은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및 해고 무효 소송을 냈다.
이 전 사장은 이번 폭행을 피죤 쪽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폭행 사건 1시간여 뒤에 피죤을 상대로 함께 소송을 낸 김아무개 전 상무도 협박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 전 상무는 “새벽 1시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집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며 “한 남성이 ‘이은욱이 당한 거 알고 있느냐? 빨리 합의해라. 당신에게도 가족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사장은 “여러 언론이 이윤재 회장의 직원 폭행 의혹과 비자금 조성, 부자 갈등을 계속 보도하고 있고, 최근 한 방송국에서도 피죤과 관련한 취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 취재에 협조하지 못하게 하려고 폭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죤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여서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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