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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군, 구럼비 바위 깨는 공사 시작

등록 2011-09-07 17:09수정 2011-09-07 20:16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안 구럼비 바위 해안에서 시공업체가 차량이 드나들 길을 내려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해안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승민(경일대 사진4) 씨 제공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안 구럼비 바위 해안에서 시공업체가 차량이 드나들 길을 내려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해안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승민(경일대 사진4) 씨 제공
오전부터 굉음소리 들려…해안 암반 깨며 평탄화 작업
“공사를 진행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속도를 내는 듯”
 “구럼비 바위의 살점을 도려내고 있습니다. 손 쓸 방도가 없어서 모두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트위터 아이디 @busterhooni)

 끝내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가 부서지고 있다. 7일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해군 쪽의 공사업체들이 굴삭기 등을 동원해 활동가들이 머물던 공동숙박용 비닐하우스 부근 구럼비 바위 해안에서 굉음소리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업체는 구럼비 바위 해안 진입로에서 바다 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해안 암반을 깨는 등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평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평탄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해상 준설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럼비 바위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강정의 상징’으로 여겼던 해군기지 공사장 내 에 위치한 용암 덩어리 바위다. 제주도는 둘레가 1km에 이르는 이 구럼비 바위를 보호하기 위해 해군기지 계획이 확정되기 전인 2009년까지 이 지역을 절대 보존지역으로 바위를 보호해왔다.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안 구럼비 바위 해안에서 시공업체가 차량이 드나들 길을 내려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해안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신대식 (INNEWS TV) 팀장 제공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안 구럼비 바위 해안에서 시공업체가 차량이 드나들 길을 내려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해안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신대식 (INNEWS TV) 팀장 제공

  해군기지 공사업체가 구럼비 바위를 부수자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달리 항의할 방법이 없어 답답해 하고 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 관계자는 “해군과 건설업체가 빠른 시일 안에 최대한 속도를 내서 공사를 진행해 버리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속도를 내는 것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런 현실을 전국에 알려 여론에 호소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 고명진·조경철 부회장은 이날 오후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를 만나 “공사장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작업을 하느냐”며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 제주도의회는 이날부터 서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날은 위성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이 참여했다.


 위 위원장은 “지난 2일 새벽 강정마을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투입한 이후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온 도의회가 정부의 처사를 규탄하고, 국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려는 것”이라며 “도의회가 갈등해결의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강정마을 일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비록 국내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유네스코가 지정한 곳의 자연유산의 파괴에 들어간 것이라 환경 단체들의 비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트위터 이용자 (@silmari1)는 “강정 하나 못 지키면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소가 웃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공사업체들은 지난 6일 오후 4시30분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해군기지 조사소위가 강정마을을 방문한 직후 굴삭기와 트럭 등을 동원해 구럼비 바위 해안에 활동가들이 만든 방사탑 등을 헐어냈으며, 공사장 내 터 정리작업에 들어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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