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노동자의 어머니
“한열이 엄마! 내가 내일 일찍 내려와서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게”
내일 다시 일찍 오신다며 한울삶(서울 종로구 창신동 유가협 사무실)을 나서셨던 어머니 영전에 명복이라니 이것이 어이된 일입니까! 소천이란 또 어이된 일입니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어머니!
1987년 8월12일, 제가 어머니를 처음 뵈었을 때 어머니는 제 아픈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괴로움에 지쳐 자식을 따라서 죽고 싶었던 저는 그 이후부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머니와 함께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을 밤낮으로 배우면서 말입니다.
우리 한울삶의 어머니, 아버지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어머니의 그 한없이 포근한 삶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먼저 간 자식들의 정신을 가슴에 안고 살아오신 어머니의 그 참뜻은 이 세상 모두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머니! 어찌 창신동 우리 유가협에 등을 돌리시고 그렇게도 훌훌 떠나실 수 있습니까! 야속합니다. 슬픕니다. 어머니! 어머니하고 한평생을 같이 살면서 그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의연하고 지혜롭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처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감히 어머니의 그 모습을 닮아보고 싶은 욕심도 많았습니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세상의 말처럼 어머니는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어머니셨습니다. 자식의 유언을 가슴에 안고 40년을 한길로 걸어오신 이소선 어머니! 어머니의 그 거룩한 뜻을 우리들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어머니! 2009년 11월13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39주기 추모식에서 우리는 어머니가 그렇게 바랐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하나의 천에 하나의 구호로 이름을 나란히 적어 만들어 놓은 플래카드를 보며 어머니는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곁에 있던 우리들도 ‘아! 어머니가 그렇게 원하시던 것처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이제는 하나가 되겠구나! 어머니가 바라시던 대로 노동자가 하나가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하나의 플래카드 앞에서 어머니도 ‘이제는 됐구나’ 그 말씀 하셨습니다. 그날 추모식에서 어머니는 정말로 기뻐하셨습니다. <중략> 어머니! 아들을 꿈에라도 한 번만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던 그 말씀이 가슴을 찢습니다. 그 보고 싶던 아드님을 만나셨는지, 얼싸안고 소리 내어 우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디 그곳에 먼저 간 우리의 혈육들을 만나시거든 “이 나라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씀해 주세요. 우리도 머지않아 어머니처럼 보고 싶은 혈육들 곁으로 갈 것입니다. 그때 우리 다시 만나서 한울삶에서 오순도순 산 것처럼 못 나눴던 이야기도 하고 다시 함께 오순도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할 말이 너무도 많은데… 언제든 한울삶에서 밤새워 몇 날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어머니셨는데 이제는 개식사로, 조사로밖에 어머니와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더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다시 만날 그날로 미루겠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어머니 잘 사셨습니다.
한울삶 가족들의 마음을 모아 이소선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배은심/상임장례위원장,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어머니! 어찌 창신동 우리 유가협에 등을 돌리시고 그렇게도 훌훌 떠나실 수 있습니까! 야속합니다. 슬픕니다. 어머니! 어머니하고 한평생을 같이 살면서 그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의연하고 지혜롭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처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감히 어머니의 그 모습을 닮아보고 싶은 욕심도 많았습니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세상의 말처럼 어머니는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어머니셨습니다. 자식의 유언을 가슴에 안고 40년을 한길로 걸어오신 이소선 어머니! 어머니의 그 거룩한 뜻을 우리들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어머니! 2009년 11월13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39주기 추모식에서 우리는 어머니가 그렇게 바랐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하나의 천에 하나의 구호로 이름을 나란히 적어 만들어 놓은 플래카드를 보며 어머니는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곁에 있던 우리들도 ‘아! 어머니가 그렇게 원하시던 것처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이제는 하나가 되겠구나! 어머니가 바라시던 대로 노동자가 하나가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하나의 플래카드 앞에서 어머니도 ‘이제는 됐구나’ 그 말씀 하셨습니다. 그날 추모식에서 어머니는 정말로 기뻐하셨습니다. <중략> 어머니! 아들을 꿈에라도 한 번만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던 그 말씀이 가슴을 찢습니다. 그 보고 싶던 아드님을 만나셨는지, 얼싸안고 소리 내어 우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디 그곳에 먼저 간 우리의 혈육들을 만나시거든 “이 나라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씀해 주세요. 우리도 머지않아 어머니처럼 보고 싶은 혈육들 곁으로 갈 것입니다. 그때 우리 다시 만나서 한울삶에서 오순도순 산 것처럼 못 나눴던 이야기도 하고 다시 함께 오순도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할 말이 너무도 많은데… 언제든 한울삶에서 밤새워 몇 날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어머니셨는데 이제는 개식사로, 조사로밖에 어머니와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더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다시 만날 그날로 미루겠습니다.
배은심/상임장례위원장,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