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카페마리 앞에서 명동3구역 대책위원회가 시행사와의 협상 타결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조소영피디
‘제2의 두리반’이 될것인가 ‘제2의 용산’이 될 것인가, 이목을 집중시켰던 명동3구역 철거민들의 싸움이 7일 밤 철거민과 시행사의 극적인 타결로 마무리 됐다.
철거민 쪽과 시행사는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상당한 수준에서 철거민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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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마리’ 주인인 설순임(42)씨는 8일 <한겨레>와 한 전화 통화에서 “합의 내용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싸움으로 많이 지쳤고 소기의 목적은 이뤘다고 생각해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거민과 시행사 사이 타결이 있기까지 서울 중구청의 중재노력이 있었다. 중구청은 지금까지 철거민과 시행사 사이 27회의 협상 자리를 직접 마련했다. 지자체가 나서 철거민과 시행사의 갈등을 중재해 협상타결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앞으로 타 지역에서 철거민 갈등이 발생할 때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을 중재한 중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생계의 터전을 잃게 되는 세입자의 처지를 감안해 법적 보상 외에 인간적으로 더 보상해줄 것은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시행사를 압박했고, 세입자들에게도 원하는 만큼의 보상은 어려우니 타협을 하라고 함께 설득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적으로 상가 권리금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명동 재개발과 관련해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명동3구역 세입자 11명과는 별도로 2, 4구역 세입자들은 여전히 재개발 시행사와 보상문제를 놓고 싸우고 있다. 2, 4구역 세입자 중 26가구는 명동구역세입자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현재 시행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시행사는 2, 4구역 세입자들과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공사를 강행하다 철거민들이 크레인 차량 위로 올라가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7명의 철거민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근혜 명동구역세입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행사가 3구역 철거 때처럼 폭력적으로 철거하지는 않겠다고 하지만 언제 약속을 뒤집을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며 “시행사가 강제로 영업을 종료해야 하는 상가 세입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동 마리 투쟁을 지원해왔던 ‘명동해방전선’시민들은 철거민들이 시민들과 협상 과정을 공유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두리반 때는 공동대책위가 협상 상황을 시간마다 알려줬는데 이번엔 아무 것도 못들었다. 오전에 협상하러 간다고 나가서 밤에 타결됐다 말하니 세달 동안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조금 서운하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 조소영 피디 catalunia@hani.co.kr
이근혜 명동구역세입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행사가 3구역 철거 때처럼 폭력적으로 철거하지는 않겠다고 하지만 언제 약속을 뒤집을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며 “시행사가 강제로 영업을 종료해야 하는 상가 세입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동 마리 투쟁을 지원해왔던 ‘명동해방전선’시민들은 철거민들이 시민들과 협상 과정을 공유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두리반 때는 공동대책위가 협상 상황을 시간마다 알려줬는데 이번엔 아무 것도 못들었다. 오전에 협상하러 간다고 나가서 밤에 타결됐다 말하니 세달 동안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조금 서운하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 조소영 피디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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