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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반인 타투 열풍…연예인 쫓아서? 기억 새기고파!

등록 2011-09-09 17:58

타투
타투
20대 초반·중장년층으로 확대
가치관 드러내거나 기념으로
홍대 근처만 200~300개 업소
“몸, 자기표현 수단으로 변화”
디자인회사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4)씨는 지난해 9월 왼쪽 팔꿈치 아래 부분에 ‘stay iceland’라는 문구를 새겼다.(왼쪽 사진) 아이슬란드 문화에 관심이 많은 그는 자신의 정서가 변치 않도록 몸에 상징을 남기기로 했다. 김씨는 “문신을 보면 지겨운 도시생활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들어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건축가 김형준(28)씨는 4년 전 자신의 이름 ‘준’을 형상화한 자신만의 숫자 ‘20017’을 무릎 위에 새겼다.(오른쪽) 13년 전 삐삐(무선호출기)를 사용하던 시절, 친구들에게 삐삐를 칠 땐 항상 이 숫자를 써오던 터라 의미가 각별하다. 김씨는 “삐삐를 쓰던 아날로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내 정체성을 드러내는 의미로 문신을 새겼다”고 했다.

최근 이효리, 윤도현, 차승원 등 연예인들이 문신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문신(타투)이 유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20대 중·후반의 특정 문화를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새겼다면, 최근에는 20대 초반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연령대가 넓어지고 있다. 또 개성의 표현이나 ‘과시’의 수단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조를 드러내거나, 뜻깊은 일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새기기도 한다.

문신을 새겨주는 타투이스트 이아무개(30)씨는 “아버지와 딸이 함께 와서 아버지는 봉황을, 딸은 자기 이름 중 한 글자를 한문으로 새긴 경우도 있었다”며 “또 세상을 떠난 누나의 49재가 끝난 뒤 누나의 얼굴을 그려달라고 했던 30대 남자와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을 새겨달라고 했던 사람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온가족이 와서 성경구절 등을 새긴 경우, 결혼기념일이나 자녀의 생일 등을 새긴 사람들도 있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사람들이 문신을 하는 이유에 대해 타투이스트 김정현(33)씨는 “문신은 영구적인 것이어서, 처음 할 때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새기고 나면 일종의 자기만족과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목에 ‘Dolce Vita’(달콤한 인생)라는 문구를 새긴 직장인 이아무개(20)씨도 “남한테 보여주기보다는 혼자 보면서 자신감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문신은 아직 의료법상 불법의료시술에 해당돼 얼마나 많은 사람이 했는지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없다. 다만 타투이스트들은 최근 2~3년 사이 문신이 크게 유행하면서 서울 홍대 근처에만 200~300여개의 타투 업소가 생긴 것으로 추산했다.

문신 열풍을 두고 김홍중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자기 기억을 확장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며 “또 억압과 통제의 대상이던 몸이 자기 표현의 한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투이스트 여아무개(32)씨는 “유행이라고 해서 연예인이나 친구 따라 무심코 했다가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문신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고 시술자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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