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롤 휴잇 오클랜드 매시대학 명예교수(농학)
인터뷰/ 오클랜드 매시대학 에롤 휴잇 교수
농산물이 총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뉴질랜드의 에롤 휴잇(사진) 오클랜드 매시대학 명예교수(농학)는 “농축산물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잘 뭉친 낙농과 키위는 성공했고, 민간기업들이 들어와 협동조합이 깨졌던 사과와 배 산업, 협동조합 자체가 취약했던 양 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협동조합이 뉴질랜드 농업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휴잇 교수는 뉴질랜드 원예과학협의회 회장을 맡아 활발하게 교육 연구와 컨설팅에 나서고 있는 원로 학자이다.
“사과와 배 같은 품목에서는 민간 수출업자들이 끼어들면서 협동조합 체제가 무너졌습니다. 1999년에 (일종의 협동조합인) 마케팅보드가 해체되고, 이듬해 1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수출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죠. 그 결과는 사과와 배 수출의 급격한 쇠퇴였습니다. 수출업체끼리 출혈경쟁으로 가격 후려치기에 나서고, 결국 생산농가들이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1500여곳에 이르는 농가가 지금 400여곳으로 줄어들었어요.”
휴잇 교수는 “뉴질랜드 같은 작은 나라에서는 ‘협동조합들 사이의 협동’이 산업의 성장과 농민의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길”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작은 나라일수록 다수 농민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래야 과감한 연구개발과 마케팅 혁신을 위한 재원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지요. 축산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뉴질랜드에서 가장 중요했던 양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협동조합이 취약했어요. 하지만 폰테라라는 협동조합 기업이 이끄는 낙농 산업은 최대 수출 분야로 급성장했습니다.”
오클랜드/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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