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앞에서 이혼한 전 부인을 숨지게 하고 달아나 경찰 수배를 받아온 50대 유명 인터넷 블로거(▷ 블로거 ‘슈뢰딩거의 고양이’ 공개수배)가 두 달여 만에 자신의 집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3일 오후 4시30분께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칠보산에서 살인 혐의로 경찰의 공개수배를 받아오던 황덕하(52)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버섯을 따러 산에 갔던 정아무개(78)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황씨 주검 발견 장소는 사건 현장에서 7㎞ 가량 떨어진 곳이다. 황씨는 발견 당시 백골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황씨는 지난 7월7일 오후 7시25분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자신의 부모 집에서 2년 전 이혼한 전 부인 최아무개(5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수배됐다. 또 범행 후 도주하는데 이용된 황씨의 차량은 범행 당일 오후 11시30분께 칠보산 주변에서 발견된 바 있다.
황씨는 범행 당일 전 부인 최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부모가 보는 앞에서 최씨를 살해하고 “나도 죽겠다”고 말한 뒤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부터 연락이 두절된 황씨가 사건 당시 입었던 검은색 등산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고, 범행 당일 은행에서 인출한 70만원을 비롯해 자신의 통장 등을 가지고 있던 점 등을 들어 사건 당일 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미래 예측의 부정확성을 주창하는 이론을 세운 오스트리아의 양자물리학자 슈뢰딩거의 이름을 딴 블로그를 운영했던 황씨는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다 10년 전 “법무사 시험을 보겠다”며 집을 나서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간 뒤 뚜렷한 직업 없이 살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황씨는 그동안 자신의 블로그에 역사, 과학, 시사, 음모론 등 1만7000여개의 글을 올리며 지식을 과시했다. 법률상식도 풍부해 누리꾼들 사이에 ‘서초동 인권변호사’로도 통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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