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전세난은 수도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이 많게는 수억원까지 뛰면서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 경기도 하남·고양은 물론 김포·광주·구리 등지까지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집계한 9월 둘쨋주 아파트 전세가를 보면, 서울 0.29%, 새도시 0.13%, 경기 지역은 0.22%가 올랐다. 특히 경기 오산 0.80%, 광명 0.65%, 과천 0.49%, 용인 0.42%, 구리 0.35%, 성남 0.33% 등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보다 오름폭이 큰 곳이 많았다.
회사원 김주영(32)씨는 4년 동안 살았던 서울 마포의 24평 아파트 전셋값이 1억6천만원에서 2억1천만원으로 5천만원이나 뛰면서 고양시 일산 쪽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 10여곳을 돌아봤다. 김씨는 “일산도 생각보다 싸진 않아 비슷한 평수의 쓸만한 아파트를 구하려니 1억5천만~1억6천만원 이상은 줘야 할 것 같다”며 “부동산 중개업자 말로는 일산도 최근 몇 달 새 2천만원 이상 올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도권 전셋값이 오르면서 서울과 마찬가지로 이들 지역 역시 ‘반전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산 지역 ㅅ부동산 관계자는 “일산 지역은 서울과 아주 인접한 ‘베드타운’이라 서울 전셋값 폭등으로 서울 쪽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며 “오피스텔과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이고, 재계약 물건 가운데 최소 20~30% 이상은 반전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수도권과 주변 신도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서울의 반전세 흐름은 결국 주변 수도권 지역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분당·용인·판교처럼 2차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반전세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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