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정전사태 원인
최중경 장관 “전력수급 급변 예측 못해”
한전등 4곳으로 전력산업 분산도 문제
지경부 “너무 급박해 먼저 조처했다”
최중경 장관 “전력수급 급변 예측 못해”
한전등 4곳으로 전력산업 분산도 문제
지경부 “너무 급박해 먼저 조처했다”
전국 162만가구의 전력을 30분 동안 차단한 사상 초유의 순환정전 사태는 표면상 가을철 이상 고온에 따른 전력의 과다 사용이지만, 실제론 안이하게 수요를 예측한 전력 당국의 ‘인재’에서 비롯됐다. 더 큰 문제는 사전에 대비할 틈을 주지 않은 채 예고 없이 급작스럽게 전기를 끊는 바람에 피해와 충격을 키웠다는 데 있다.
전력수급 관리를 맡고 있는 전력거래소는 15일 순환정전의 원인을 “전력 공급 능력의 일시적 부족”이라고 밝혔다. 전력 수요가 많은 하절기(6월27일~9월9일)가 지난 상황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사전에 계획된 발전기 예방정비를 하는 중에 이상 고온으로 갑자기 수요가 증가한 탓으로 설명했다. 지식경제부는 고장난 2곳을 포함해 23곳의 발전소가 정비중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날 남부 지방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는 애초 이날 6400만㎾의 전력 수요를 예상했는데, 실제 사용량은 326만㎾나 초과했다. 전력사용 예측량이 무려 5%나 빗나간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관리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 고온 현상도 이틀 전인 13일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9도를 기록하는 등 진작부터 예고돼왔던데다 예년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전력 당국은 수요 증가를 변수로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김도균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온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늦더위까지 계산했다”면서도 “여름 지나서는 갑작스러운 전력 사용의 증가가 없었는데…”라고 말했다.
전력 공급 능력의 문제도 아니다. 정비에 들어간 발전소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은 834만㎾에 이른다. 이를 조금만 조정했어도 순환정전 사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 정부도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전력수급이 급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더 큰 문제는 급작스러운 순환정전이다. 한전은 오후 3시부터 지역별로 순환정전을 시행했지만, 사전에 대국민 안내 방송이나 긴급문자 등을 통해 알리지 않았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피해는 훨씬 컸다. 심지어 언론사에도 정전이 발생한 지 두시간 뒤에야 이런 사실이 통보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언론에 알릴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도 거래소에서 조치하고 나서 보고했다. 너무 급박해서 국민들한테도 알릴 여유가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재훈 에너지자원실장도 “당연히 공지했어야 하는 게 맞다. (정부로서도) 제일 아픈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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