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 노점없는 거리가 된다.
종로구는 지난달 인사동 거리에 있는 노점상 16곳을 근처 노점 특화지역(인사동 사거리~낙원상가)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종로구는 지난해 7월부터 인사동 거리를 걷기 편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거리부터 북인사마당에 있는 노점상 이전을 추진해왔다.
이전 장소는 △인사동사거리 남쪽 장애인 노점 배치구간 △낙원상가로 이어지는 낙원~인사 연계구간 △인사동길 남쪽 입구 인근 ‘인사문화마당’이다. 구는 이전 예정지 도로 정비와 환경정비를 마치고, 대형 파라솔도 설치했다. 인사동 분위기에 맞는 노점상 매대 제작과 전기, 상·하수도 등 주변 리모델링을 지원하여 노점 영업활동에 도움을 줄 방안도 찾고 있다. 특화거리 중 낙원~인사 연계구간은 악기상가인 낙원상가와 바로 이어져있으며, 구는 악기상가에서 특화거리방향 에스컬레이터 설치, 화장실 제공 등 편의시설 설치도 구상 중이다.
지난해 7월 종로구가 인사동에서‘차 없는 거리’사업을 추진하며 노점을 인근 특화거리로 이전하려 하자 노점상들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반발해 1년 넘게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동 풀빵장수’로 알려진 청각장애인 손병철씨가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해 관심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그만 둔 2006년 12월 인사동에 들러 청각장애인이 풀빵을 구워 파는 것을 보고 즉석에서 ‘일일 풀빵장수’를 자청한 바 있고, 손씨는 지난해 추석 때는 방송사 특집프로그램에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손씨가 “구청 정비반에 단속당할까 마음 졸일 필요없이 당당하게 노점영업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전에 동의했다고 종로구는 전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노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 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보행불편지역의 노점을 이전 재배치해,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사동이 걷기 편한 거리와 노점상 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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