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도 은행 몰려가 항의
18일 영업정지를 당한 7개 저축은행의 점포들마다 몰려든 예금자들의 성난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에는 휴일인데도 예금주 50여명이 몰려와 은행 관계자들을 애타게 찾았다. 하지만 은행 쪽은 출입문에 영업정지 공고문과 함께 ‘예금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안내문만 내붙인 채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예금주 박아무개(49)씨는 “자산이 수조원대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믿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정부가 대책 없이 방치했다가 애꿎은 예금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예금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은행 쪽은 오후 3시께 “19일 오전 9시와 오후 1시에 신흥3동 주민센터에서 예금자 설명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수원시 인계동 토마토저축은행 수원지점에도 낮 12시40분께부터 은행 쪽의 대책을 요구하는 예금자 50여명이 몰려왔고, 경찰 10여명이 긴급 투입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 예금주는 “낌새가 이상해 지난 금요일에 은행 직원에게 문의했는데 걱정 말라는 말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파랑새저축은행 본점과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점에는 오후부터 예금자들이 하나둘 찾았다. 예금자들은 “정부가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더는 없다고 해놓고 또다시 무더기로 영업정지 조처를 취했다”며 “이제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원들은 본점 영업장 안에서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에이스저축은행 본점에서는 예금자들과 출입을 통제하는 용역 경비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예금자들은 “은행 관계자가 직접 나와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원 부산 인천/홍용덕 김광수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