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철
박경철(47·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씨가 3년여간 맡아왔던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에서 갑작스레 하차한 것을 두고 외압 논란이 제기됐지만 박씨는 “외압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씨는 19일 <한겨레>와 한 전화 통화에서 “외압은 전혀 아니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서 제작진과 상의한 끝에 스스로 그만 뒀다”며 “최근 한달동안 거의 관성적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건 청취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 청춘콘서트와 방송을 병행하며 잠이 부족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을 진행하려면 새벽 다섯시 반에 눈을 떠야 하는데 3개월간 청춘콘서트를 하느라 밤 12시에서 1시 사이에 집에 들어왔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정말 뇌가 녹아버린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박씨가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14일이었다. 그리고 이틀만에 하차를 전격 발표했다. 이렇게 급작스런 하차 때문에 외압 논란에 힘이 실렸는데 박씨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을만한 시점이긴 한데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외압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내가 외압이 있었다면 있었다고 바로 얘기하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포커스>를 연출하는 한국방송 하석필 피디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리는 만류를 했지만 박경철씨의 입장이 워낙 완고해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며 외압 가능성을 부인했다.
방송에서 하차한 박씨는 앞으로 개인적인 고민을 하는 데 시간을 더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그 동안 나라는 개인에 대해 너무 놓고 살아서 앞으로 삶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8년 11월부터 한국방송 제2라디오에서 <박경철의 경제포커스>를 진행해 왔다. 한국방송은 가수겸 증권 애널리스트 김광진씨를 19일부터 <경제포커스>의 새 진행자로 결정했다. 김씨는 ‘마법의 성’이라는 노래를 히트시킨 그룹 ‘더 클래식’으로 활동했던 음악인이기도 하다.
다음은 박씨와 나눈 전화통화 일문일답.
-왜 하차를 결정했나 “3년여간 방송을 진행했는데 심신이 고갈됐다. 방송에 출연하려면 해외 뉴스를 다 봐야하기 때문에 아침 다섯시 반에 눈을 떠야 한다. 밤에 별일 없으면 다행인데 최근 청춘콘서트 때문에 밤 12시에서 새벽 1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책까지 써야 했다. 그러다보니까 최근 한달 동안은 거의 관성적으로 방송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청취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하차를 결정했다.” -최근 안철수 현상과 관련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사이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외압은 없었나. “오해를 할 수 있을만한 시점이긴 하지만 그런 건 조금도 아니다. 내 성격상 외압이 있으면 외압이 있었다고 밝힐 사람이다.” -그래도 너무 급작스러운데. “정말 못견디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진행자를 빨리 바꾸자고 제작진에 얘기했다. 다행스럽게도 김광진씨가 금방 나타나주었다. 좋은 후임 진행자가 빨리 나타났기에 하차도 빨리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뭘 할 건가 “그동안 가을바람의 낙엽처럼 살았다. 이젠 정말 내 개인을 찾아야겠다. 내 오래된 꿈이 여행기를 쓰는 건데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여행기를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회가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고민을 깜박하고 있다.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다.” 허재현기자catalunia@hani.co.kr
-왜 하차를 결정했나 “3년여간 방송을 진행했는데 심신이 고갈됐다. 방송에 출연하려면 해외 뉴스를 다 봐야하기 때문에 아침 다섯시 반에 눈을 떠야 한다. 밤에 별일 없으면 다행인데 최근 청춘콘서트 때문에 밤 12시에서 새벽 1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책까지 써야 했다. 그러다보니까 최근 한달 동안은 거의 관성적으로 방송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청취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하차를 결정했다.” -최근 안철수 현상과 관련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사이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외압은 없었나. “오해를 할 수 있을만한 시점이긴 하지만 그런 건 조금도 아니다. 내 성격상 외압이 있으면 외압이 있었다고 밝힐 사람이다.” -그래도 너무 급작스러운데. “정말 못견디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진행자를 빨리 바꾸자고 제작진에 얘기했다. 다행스럽게도 김광진씨가 금방 나타나주었다. 좋은 후임 진행자가 빨리 나타났기에 하차도 빨리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뭘 할 건가 “그동안 가을바람의 낙엽처럼 살았다. 이젠 정말 내 개인을 찾아야겠다. 내 오래된 꿈이 여행기를 쓰는 건데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여행기를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회가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고민을 깜박하고 있다.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다.” 허재현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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