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
“파업하면 분사” 등 임원회의 발언, 조직적으로 유포돼
노조 “합법파업에 불법징계”…홍보국장 “합법 근거 대라”
노조 “합법파업에 불법징계”…홍보국장 “합법 근거 대라”
총파업을 4일 앞두고 문화방송 김재철 사장이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100명이라도 해고할 것”이라는 등 강경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22일 새벽 비상대책위 특보를 내고 “지금 사내에는 총파업에 들어가면 사측이 보도 부문 영상파트와 라디오 부문 등을 분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 또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100명이라도 해고할 것이라는 협박이 떠돌고 있다”며 “임원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이런 얘기들이 임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사내에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관계자는 “지난 21일 김재철 사장과 임원 7~8명이 모여서 일종의 회의를 하면서 ‘파업시 앞장선 사람들은 해고한다’ ‘파업하면 분사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며 “이 발언을 임원들이 보직 국장을 불러 이야기하고 부장들이 다시 일반 사원들에게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면 회사가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전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김재철 사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회사 쪽의 불법 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특보에서 “이번 파업은 합법파업”이라며 “사측은 파업을 빌미로 해고는 고사하고 경징계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분사에 대해서도 “보도 부문 영상 파트와 라디오 부문 등의 분사는 노동조합의 동의나 구성원 과반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한 법적으로 시행할 수 없는 조처”라며 “노사협상을 서둘러 타결할 생각은 않고 조합원들에 대한 압박으로 파업을 파괴하겠다는 알량한 속내를 갖고 있다면 이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본부장은 “최근 피디수첩 제작진 중징계 등 회사의 방침을 보면, 회사는 방송의 공정성과 언론사의 자존심을 잃었다”며 “공정 방송을 견인하기 위해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단협안에 마련하자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합법 파업에 대해서 압박하려고만 하는 김 사장의 발언을 보면 공영방송 경영진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정권에 영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2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임원회의에서 한 이야기를 외부로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절차를 거친 합법 파업에 대한 징계는 불법이라는 질문에 대해 이 국장은 “노조가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할 때의 파업 안건과 지금 노조가 파업하는 안건은 달라서 합법 파업이라고 볼 수 없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합법 파업의 근거를 묻고 싶다”고 답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문화방송>이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재철 사장이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100명이라도 해고할 것”이라는 강경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8월의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사표 수리 촉구 기자회견.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