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씨
1970~1990년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영어 바이블’로 불렸던 ‘성문영어’시리즈의 저자인 송성문(본명 송석문)씨가 22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80.
송씨의 첫 성문시리즈인 성문종합영어(첫 발행 때는 정통종합영어)는 1967년 첫 발간 뒤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약 1천만부 이상 판매됐다. 기본 문법과 독해 능력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되는 이 책은 1976년 성문출판사가 출범하면서 그 제호 역시 ‘정통’에서 ‘성문’으로 바뀌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신의주교원대를 나온 송씨는 한국전쟁 당시 통역장교로 근무하면서 영어 검정고시 중·고등과정에 합격했다. 이후 부산 동아대를 졸업한 뒤 부산고·마산고·서울고 등에서 교사로 생활했다.
성문 기본·핵심·종합영어로 이뤄진 ‘성문영어’시리즈는 한 때 1년에 30만부 이상이 팔리는 등 이름을 날렸다. 특히 성문종합영어는 서울대 등 주요대학 입시 본고사에서 이 책의 지문이 그대로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고, 30~40년 동안 부동의 ‘영어 학습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성문종합영어’는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이 쓴 ‘수학의 정석’과 함께 고교 참고서의 양대 축으로 불렸다.
고인은 강의와 집필 등 일선 활동에서 물너난 뒤 개인적으로 문화재를 수집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수집한 문화재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공로고 200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지난 2003년 간암 판정을 반은 뒤 8년 동안 투병생활을 해 왔으며, 최근 병세가 악화돼 입원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화순씨와 장남 철(성문출판사 대표), 차남 현(미국 거주), 딸 미선씨 등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 발인은 24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성문종합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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