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영어 시리즈의 저자 송성문(본명 송석문)씨
1970~1990년대 중·고교생들에게 ‘영어 바이블’로 통했던 성문영어 시리즈의 저자 송성문(본명 송석문·사진)씨가 22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80.
1931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신의주교원대를 졸업한 송씨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와 통역장교로 근무한 뒤, 부산여고·마산고·부산고·서울고 등에서 영어 교사를 했다.
송씨가 교사 시절에 쓰던 수업교재를 엮어서 1967년 처음 펴낸 성문종합영어(첫 발행 때는 정통종합영어)는 40여년 동안 1천만부 이상 판매됐다. 특히 70년대 주요대학 입시 본고사에 성문종합영어에 실린 지문이 그대로 나오면서 부동의 ‘영어 학습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종합영어에 이어 성문기본영어, 성문핵심영어를 잇따라 내 문법과 독해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성문영어 시리즈를 완성했다.
송씨는 또 70년대부터 문화재 수집에 큰 관심을 기울여 국보급 문화재 4점, 보물급 문화재 22점 등 26점의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 공로로 2003년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송씨의 맏아들 송철(52) 성문출판사 대표는 “아버지는 60년대 후반 가난했던 시절에 주변에서 고문서가 불쏘시개로 사라지는 걸 매우 안타까워 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8년 동안 투병생활을 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화순씨와 장남 철, 차남 현(미국 거주), 딸 미선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이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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