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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77년 법정서 ‘고문당했다’ 말했지만
‘판사 김황식’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등록 2011-09-23 20:20

누명 벗은 김정사씨
한민통 반국가단체 아닌데
재심서도 판단 안해줘 실망
DJ의 억울함 풀지못해 죄송
“수사관도 들어와 있던 그 법정에서 용기를 내어 ‘고문을 받았다’고 호소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판사 셋이 눈빛 하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표정이 생생합니다. 그때 좌배석 판사가 지금의 김황식 국무총리입니다.”

34년 만에 간첩이란 누명을 벗은 김정사씨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977년 당시 1심 법정의 풍경을 이렇게 회고했다. 고문받았다는 사실보다도 자신들의 호소를 외면한 법관들에 대한 절망이 더 커 보였다. 김씨는 “판사들은 ‘어떻게 고문받았느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전 그때 쇼크(충격) 받았습니다”라고 했다.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지만, 법원의 행태가 실망스럽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재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의 반국가단체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판결을 냈기 때문이다. 훗날 신군부가 날조한 김대중 대통령 내란음모 사건의 단초가 된 것도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한민통이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작성했던 보고서 등 2000쪽 분량의 자료를 재판부에 전부 냈습니다. 재판부가 다 읽어봤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오늘 판결하면서 ‘반국가단체’라는 말을 몇번이나 하더라고요.” 김씨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현대사의 오점을 바로잡을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개탄했다. “반국가단체라면 최소한 강령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어요. 이중간첩의 증언이 조작됐다는 증거도 다 있었는데….”

그는 이날 선고를 듣고 나서 국립묘지에 있는 김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묘소 앞에서 ‘100% 완벽하게 대통령님의 억울함을 풀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어요.” 그는 ‘재일한국인 양심수의 재심 무죄와 원상회복을 위한 모임’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자신과 같은 피해를 본 재일동포 160명의 ‘신원’을 돕고 있다고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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