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 미 합참의장, 상원 군사위서 ‘유착 의혹’ 제기
* 하카니 : 카불 미대사관 공격 배후
* 하카니 : 카불 미대사관 공격 배후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열흘 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 등에 대한 동시 공격 배후로 알려진 무장단체 하카니를 파키스탄정보부(ISI)가 지원했다며 공개적으로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의혹 제기에 반발하고 있어,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때 금이 갔던 미국과 파키스탄의 동맹관계가 다시 한번 소용돌이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물러나는 멀린 합참의장은 22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파키스탄정보부의 지원을 받아 하카니의 조직원들이 미국대사관 공격 등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하카니가 파키스탄 정보부의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카불에 위치한 나토군(ISAF) 본부와 미국대사관 등에 대한 동시 다발 공격으로 5명이 숨지고 77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 멀린은 하카니가 지난 6월 카불 인터콘티넨털호텔과 다른 소규모 공격의 배후란 신뢰할 만한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카니는 1980년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군과 전투를 벌였지만, 이후 알카에다와 연계를 맺으면서 미국과 멀어진 무장단체로 알려져 있다.
레흐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22일 <로이터> 통신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혹하게 멀린 합참의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 지역에서 하카니 조직을 목표로 한 미국의 작전 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지난 5월 파키스탄에 은신처를 두고 있던 빈라덴의 사살 작전 때 정보 유출을 우려해 파키스탄에 이를 알리지 않았으며, 파키스탄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관계가 삐걱거린 바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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