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에스엘에스 그룹 회장
이국철 회장 정권개입 주장
“해체과정 진실 밝히고파”
“해체과정 진실 밝히고파”
이국철(사진)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은 자신의 폭로 이유를 “그룹 해체 과정의 진실을 밝히고 싶어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룹 해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산업은행의 주도로 이뤄진 워크아웃을 꼽고 있다. 이 회장과 직원들이 지난해 청와대 등에 제출한 진정서들을 종합해 보면, 에스엘에스그룹이 본격적으로 ‘탄압’을 받기 시작한 건 2005년 12월 신아조선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신아조선의 회계 실사를 통해 1700억원대의 분식회계 사실을 알게 된 이 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부품 계약 과정에서 단가가 부풀려진 협력업체와의 거래 관계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게 된다. 이 회장은 이때부터 “산업은행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며 “당시 신아조선의 협력업체들은 열린우리당과 연결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하려고 이 회장은 2008년 3월, 산업은행 간부 출신 김아무개씨를 계열사 부사장으로 채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 회장은 2009년 9월부터 창원지검의 수사를 받으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는다. 회삿돈 400억원을 횡령해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혐의였다고 한다. 이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경영권 공백’ 시기에 채권은행들의 자금관리단이 파견되었고, 산업은행 출신 김 부사장은 이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에 에스엘에스조선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도 없었다고 한다. 에스엘에스조선의 워크아웃에 이어 에스엘에스중공업마저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에스엘에스그룹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 회장은 창원지검의 수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거친 첩보에서 시작됐다며 정권 차원의 ‘기획수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25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에스엘에스조선 직원인) 최○○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제보를 했는데, 청와대 민정이 아무나 제보한다고 움직이는 곳이냐”며 “(에스엘에스그룹 수사를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찰,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수출보험공사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주장의 실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의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규 김지훈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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