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가짜 휘발유를 보관해오던 탱크가 폭발하면서 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ㅇ주유소 사장이 26일 오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권씨는 폭발 사고 직후 종적을 감췄고, 경찰은 권씨를 출국금지 조처했다.
ㅇ주유소 세차장 폭발사고를 수사중인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는 주유소 사장 권아무개(44)씨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권씨는 수원시 인계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며 허가받지 않은 유류탱크 5만ℓ짜리 2개를 지하에 두고 이곳에 유사석유 1만8000ℓ를 보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다른 권아무개(45·주유소 부사장)로부터 받을 돈 1억9000만원이 있어, 지난해 9월부터 월급 200만원과 채권회수금 명목으로 200만원 등 다달이 400만원을 받고 주유소에서 일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또 유사석유 판매 여부에 대해선 “주유소 영업은 숨진 권씨가 맡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방재청, 한국석유관리원 등 20여명으로 합동감식반을 꾸려 주유소 옆 세차장 지하공간에서 유사석유 저장용 5만ℓ짜리 탱크 2개를 발견했다. 탱크 한 곳에는 3분의 1가량의 유사석유가 채워져 있었고, 다른 탱크에는 물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오래된 기름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세차장 지하 기계실에서는 유류탱크로 연결되는 여러 가닥의 송유관과 유류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눈금장치와 유류 조절용 밸브도 발견됐다. 감식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지하 탱크에서 지상 주유기로 유사석유를 보내려면 세차장 지하 기계실에 있는 유류조절장치가 작동해야 하는데, 전기로 작동한다”며 “지하 기계실에서 발견된 유사석유 송유관에서 기름이 샌 흔적이 있고 새어나온 기름이 유증기 상태로 지하공간에 차 있다가 유류조절장치에 전기가 흐르면서 점화돼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사장 권씨를 긴급체포하면서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지만, ‘사고 발생 2~3일 전부터 페인트 냄새가 났고 사고 당일에는 냄새가 더 심했다’는 종업원들의 증언을 확보함에 따라 붙잡힌 권씨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사장 권씨와 이 사고로 숨진 부사장 권씨가 제3자인 변아무개(47)씨의 이름을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주유소 영업을 해온 점을 확인하고 이들의 금전거래 내역을 비롯해 유사석유 판매 여부를 캐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주유소의 실제 소유주인 건물주가 주유소 지하에 무허가로 묻힌 유사석유 저장탱크의 설치와 유사석유 판매·보관 등을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폭발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는 2주쯤 뒤에, 이 주유소에서 채취한 유사석유 시료에 대한 한국석유관리원의 성분분석 결과는 이번주 안에 나올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주유소는 2009~2010년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단속에 2차례 적발됐는데도, 과징금 5000만원만 내고 영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은 1년 이내에 3차례 유사석유 판매 등 위법행위로 적발돼야 등록취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아온 주유소 소장 백아무개(32)씨가 지난 25일 오후 11시40분께 숨져, 사망자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폭발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는 2주쯤 뒤에, 이 주유소에서 채취한 유사석유 시료에 대한 한국석유관리원의 성분분석 결과는 이번주 안에 나올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주유소는 2009~2010년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단속에 2차례 적발됐는데도, 과징금 5000만원만 내고 영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은 1년 이내에 3차례 유사석유 판매 등 위법행위로 적발돼야 등록취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아온 주유소 소장 백아무개(32)씨가 지난 25일 오후 11시40분께 숨져, 사망자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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