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과 재정착 권리 등 명시
11월초 목표로 의원들 접촉
11월초 목표로 의원들 접촉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10월3일)을 3일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산 46번지 일대에는 가을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이곳은 1960년대부터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400여채의 집이 들어서 저소득층 시민들이 살던 달동네였다. 하지만 2006년 세워진 재개발 계획에 따라 2008년부터 철거가 본격화돼, 현재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은 4채밖에 남지 않았다.
철거과정에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대부분 마을을 떠난 뒤, 시행사 관계자·토지소유주·재개발조합 간부 등이 60억원대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2009년 구속되면서 재개발사업은 취소되고 말았다. 갈 곳을 잃은 세입자들은 이곳에서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4시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고아무개(57)씨는 “철거 때마다 용역이 새벽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부숴 주민들이 많이 다쳤다”며 “용역들이 언제 들이닥칠 지 몰라 밤새 지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도4동과 같이 수백억원대의 재개발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거주민들의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용역업체의 철거 폭력 등을 막기 위한 ‘강제퇴거금지법안’의 발의가 추진되고 있다.
11월 초를 목표로, 대표 발의를 맡아줄 국회의원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2009년 용산참사 이후,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이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제퇴거 예방과 재정착 권리 보장 책임 명시 △모욕·폭행·협박 등의 방법을 통한 퇴거 종용과 퇴거 과정에서 폭력 행위 금지 △야간과 겨울철 퇴거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특별위원회의 미류 활동가는 “강제퇴거금지법은 이윤의 논리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봉 박태우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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