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잡고있던 증권 반출 혐의로 임원 영장
대주주 등 곧 소환…고양터미널 압수수색
대주주 등 곧 소환…고양터미널 압수수색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은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직전 자산을 빼돌린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은 6일, 토마토저축은행에 담보로 보관돼 있던 100억원대의 유가증권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으로 남아무개(46) 전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 전무의 범죄 사실엔 1000억원대 부실대출 혐의도 포함됐다.
합수단은 지난달 23일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유가증권이 반출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출된 유가증권은 상장사·비상장사 주권과 채권 등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담보로 제공받은 물건은 은행에 보관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은행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는 은행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영업정지를 앞두고 이뤄진 자산 반출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반출된 유가증권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처분됐다면 어떤 용도로 사용된 것인지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토마토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검사 과정에서 부실대출 규모를 줄이려고 반출된 유가증권을 담보물로 꾸며놓았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합수단은 곧 유가증권 반출과 부실대출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토마토저축은행의 대주주 등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합수단은 이날 고양종합터미널 건립사업 시행사였던 종합터미널고양㈜의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종합터미널고양은 2002년부터 최근까지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4500억원,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160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저축은행은 애초 300억원씩을 대출해줬다가 사업 부진으로 연체가 쌓이자 돈을 더 빌려줘 이자를 내게 했고, 종합터미널고양은 동일인 대출 한도를 피하려고 특수관계 회사를 동원해 우회 대출을 받기도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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