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택시기사, 호텔직원, 경찰 잇달아 폭행” 보도…동영상도
<조선일보> 기자가 만취 상태에서 택시기사와 호텔 직원 등을 폭행한 사실이 동영상과 함께 인터넷신문에 실려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14일 오전 ‘<조선일보> 기자, 한밤 음주행패’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인 홍아무개(43)씨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거리와 호텔 로비, 경찰서 등에서 벌인 폭행 등 행패를 부렸다고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또 “조폭, 사이비지…그게 기자인가?”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띄웠다. 이 동영상은 홍 기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개인택시 기사 안아무개(46)씨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제공한 것이라고 오마이뉴스는 밝혔다.
오마이뉴스 기사와 동영상을 보면, 홍 기자는 13일 밤 11시10분께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안씨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려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손으로 안씨 머리와 가슴 등을 때리고 발로 허벅지, 낭심 등을 걷어찼다. 홍 기자는 술에 만취한 상태였으며, 안씨가 승차거부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호텔 정문 20m 후방에 서있다가 정문 앞으로 왔다”고 오마이뉴스 쪽에 밝혔다.
홍 기자는 호텔 직원들이 폭행을 말리자 호텔 로비까지 쫓아들어가 직원 정아무개씨의 뺨을 때리고 발길질을 해댔다. 홍 기자는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폭행을 가하다 수갑이 채워져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로 연행됐다. 홍 기자는 지구대 안에서도 계속 행패를 부리다 남대문경찰서 형사계로 넘겨진 뒤, 새벽 5시께 풀려났다. 경찰은 폭력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홍 기자를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오마이뉴스는 홍 기자가 행패를 부리는 과정에서 자신을 “대통령의 친구”라고 하면서 20년 동안 국회를 출입한 정치부 기자, 신문 기자라고 신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주변사람들에게 “전라도 ××”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와 이를 옮겨 보도한 포털사이트에는 홍 기자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이날 오전에만 수백건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디 ‘westydad’는 “난 조선일보에 다니는 기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할 수 없이 기사를 그런 식으로 쓰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해했다. 근데 그게 아니었나 보네”라고 글을 올렸다. ‘synchrotron’는 “조선일보 기자들은 전부 대통령하고 친구 먹나 부다”고 꼬집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홍 기자가 택시기사와 호텔직원의 낭심을 걷어찬 것을 빗대 홍 기자를 ‘낭사마’로 부르기도 했다.
한편, 홍 기자는 <조선일보> 6월16일치 지면에 ‘아직 덜깬 한나라당’이라는 제목의 기자칼럼에서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의 음주폭력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곽 의원이 술에 취해 맥주병을 날리며 난투극을 벌인 사태에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한나라당 의원이 이런 물의를 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때마다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뭉개고 넘어가는 것도 추태 연발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론은 지금 의원 한 사람에게 혀를 차지만, 얼마 안 있어 한나라당 전체를 보고 기막혀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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