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야학협, 한글날앞 퍼포먼스
“세종대왕님, 장애인도 평등하게 교육받고 싶어요.”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565돌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덕분에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시대인데도 장애인들은 기초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적 학령기에 기초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소복을 입고 ‘장애인도 평등한 교육을 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상소문을 세종대왕 동상에 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협의회 쪽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문맹률이 2.1%에 불과하고, 문맹자의 대부분이 노인인 교육 선진국이지만, 장애인 가운데 49.5%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는 등 장애인 교육 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학령기를 놓친 장애성인들의 교육을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2007년 마련됐지만,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은 전혀 없고, 장애인야학은 열악한 재정 상태와 공간 부족으로 평생교육시설로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과학기술부 조사 결과, 장애인야학은 전국에 49곳이 있지만, 이 가운데 ‘학교 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된 곳은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이들 장애인야학이 법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등록을 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 지원과 특수교육보조인력 지원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양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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