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학교 특별 수사팀 제보 접수
“자백 받았지만 공소시효 지나”
“자백 받았지만 공소시효 지나”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져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광주 인화학교에서, 첫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2000년 이전에도 교사들이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9일 “도가니 사건 발생 이전인 1996~1997년 교사 2명이 12살과 13살 여학생 2명을 성추행했다는 진정서가 지난 6일 특별수사팀에 접수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쪽의 말을 종합하면, 이 진정서에는 1996년 이 학교 교사 ㄱ씨가 학교 옆 뒷산에서 야외수업을 하는 도중 피해자 ㄴ양을 한적한 곳으로 따로 불러내 가슴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교사 ㄷ씨도 1997년 6~7월께 2층 교사 휴게실에서 피해자 ㄹ양에게 혼자 청소를 하도록 지시한 뒤 강제로 안고 입맞춤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번에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은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으로 기소됐던 교장과 행정실장 등 4명과는 다른 사람들이며, 피해자 역시 당시 피해자들과 다른 학생들이다. 이에 따라 2005년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당시 부실수사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범행사실을 전면 부인하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등에 거짓 반응이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사실을 자백했다”며 “그러나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공소시효인 7년이 이미 지나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인화학교 재단이 정부가 지원한 교비를 빼돌렸다는 진술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2005년 당시 교사들이 혐의를 부인하도록 학생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는지도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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