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시달려…2009년 파업사태뒤 숨진 노동자 17명
쌍용자동차 노동자 대량 해고 사태 당시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나 다른 일을 찾지 못하던 노동자가 또 목숨을 끊었다. 이로써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자살하거나 숨진 노동자는 17명으로 늘었다.
10일 오후 3시께 경기도 평택시 비전1동 ㅈ아파트에 사는 김아무개(35)씨가 방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김씨의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에 일을 나갔다가 오후에 돌아왔는데 인기척이 없어 아들 방을 열어보니 아들이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2009년 쌍용차 대량 해고에 맞서 파업에 참가했다가 같은 해 7월 경찰의 쌍용차 공장 진입 직전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김씨는 희망퇴직 이후 지금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탓에 800만여원의 카드빚 등이 쌓이며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해 10월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다 옥상에서 자살하려던 것을 가까스로 말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을 볼 때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린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 경위를 조사한 뒤 가족에게 주검을 넘겨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 주검은 이날 오후 평택시 군문동 평택장례문화원에 안치됐다.
이홍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는 “쌍용차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의 잇단 참사에는 사회 모두의 책임이 공존하는 것인 만큼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