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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피부색 다르다고 목욕탕서 내쫓기다니…

등록 2011-10-13 20:33수정 2011-10-13 22:17

문전박대 당한 귀화여성
“내 아이도 차별 당할라”
‘재발 방지’ 인권위 진정
“한국 손님이 출입 꺼려”
항변 업주 처벌근거 없어
“나도 엄연한 한국인인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목욕탕에서 쫓겨난다면 어떤 심정이겠습니까?”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화자인 구아무개(30·여)씨는 자신이 사는 부산 동구 초량동 대중목욕탕에서 쫓겨나자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구씨는 피부색 등 외모는 평범한 한국인과 다르지만, 2002년 한국에 와 2004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뒤 2009년 귀화하면서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꾼 한국인이다. 한국 정부가 발행한 여권과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도 있고, 내년에는 학부모가 된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5일 오후 집 근처 목욕탕에 갔다가 “외국인 손님은 받지 않는 것이 영업방침”이라는 말과 함께 쫓겨났다. 귀화한 한국인이라고 주민등록증까지 보여주며 항변했지만, “아무리 한국인이라도 피부색이 다르면 손님들이 싫어한다”며 버티는 목욕탕 업주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신고를 받고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결국 그는 목욕탕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행법에 개인사업자가 영업을 이유로 특정 국가 출신이나 특정 인종의 고객을 거절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경남 창원시에 있는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에 도움을 요청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주민에 대한 인종 차별을 막아달라는 진정을 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인종차별 금지 특별법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구씨는 “10년 가까이 한국에 살면서 식당에서 쫓겨나는 등 다양한 인종차별을 당하면서도 지금껏 참으며 지냈지만, 내년에 학교에 들어갈 아이까지 인종차별을 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어 고민 끝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표도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사회통합 실패로 치렀던 사회적 비용 부담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다문화사회 진입 초기인 지금부터 이주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제도와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목욕탕 업주 정아무개(36)씨는 “나는 개인적으로 외국인을 전혀 차별하지 않지만, 이 동네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많아서 나이 많은 여성 손님들이 싫어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며 “사회적 인식이 이런 상태에서 영업을 하는 나에게 왜 외국인 손님을 차별하느냐고 따지면 곤란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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