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국철만 영장땐 역풍불라’
신재민에도 포괄적 뇌물죄

등록 2011-10-17 20:54수정 2011-10-17 21:57

신재민(왼쪽)-이국철(오른쪽)
신재민(왼쪽)-이국철(오른쪽)
동시 영장청구, 왜?
비자금·뇌물공여 혐의 등 이회장이 주타깃
검찰 “신 전차관은 영장 발부 어려울 수도”
검찰이 17일 금품수수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이국철 에스엘에스(SLS)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동시에 청구하는 예상 밖의 ‘강수’를 뒀다.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과 ‘숨바꼭질’을 해온 이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동시에 대통령 측근비리의 상징처럼 부각되고 있는 신 전 차관도 함께 처벌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를 살펴보면 검찰의 주 표적은 이 회장인 것 같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9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횡령)하고 △수출보험공사를 속여 선수금환급보증금(RG) 12억 달러를 받아냈으며(사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발언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재민 전 차관에게 법인카드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 4가지를 동시에 적용했다. 어느 혐의 하나도 간단하거나 가볍지 않다. 그만큼 영장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면 신 전 차관에겐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이 회장이 여러 차례 “신 전 차관에게 준 것은 대가성이 없다”고 했지만, 검찰은 정권의 핵심 실세 중 한 사람인 신 전 차관이 그런 ‘독특한 지위’로 인해 여러 가지 포괄적인 청탁을 받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신 전 차관에 대한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의 한 간부는 “직무의 영역이 매우 넓은 대통령·국무총리·국회의원 정도에게 포괄적 뇌물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문광부 차관은 업무 영역이 한정돼있는 자리여서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개별적인 직무 관련성과 청탁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도 죄를 물을 수 있는 포괄적 뇌물죄의 처벌 대상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 몇몇 고위 공무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재벌이 건넨 비자금 수천억원을 받아챙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전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금품을 받아 챙긴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 정태수 한보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권노갑 전 의원 등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받은, 드문 사례들이다.

그런데 검찰은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1·2차관을 지낼 때 신 전 차관이 이 회장한테서 회사 명의의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한 1억여원 상당을 포괄적 뇌물로 본 것이다.

대법원 판례 등을 모르지 않는 검찰도 신 전 차관에 대한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모험’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여론의 비판이 있고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한 측면이 있다”며 “신 전 차관은 영장 발부가 어려울 수도 있다.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단 검찰로서는 여론의 관심이 높은 의혹 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구속영장 발부 등 사법적 판단은 법원에 ‘공’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이국철 회장의 구속영장이 이날 청구됨에 따라 그가 공개하겠다던 ‘비망록’의 내용이 한층 더 주목받게 됐다. 이 회장은 “신재민 건은 (전체 사건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검찰·정치인·경제인 비리가 모두 있다”며 “구속될 경우 비망록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