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 수변구역에서 ‘남한강 경찰대’ 발대식을 열었다.
경기경찰청, 남한강 치안 담당에 27명 배치
독도 경비대는 28명…경찰관들 “강변에 인력을 왜…” 비판
독도 경비대는 28명…경찰관들 “강변에 인력을 왜…” 비판
4대강 사업 홍보에 경찰이 열을 올리고 있다.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치안을 확보한다며 ‘자전거 순찰대’를 만들더니, 이번엔 남한강 수변구역의 치안을 전담하는 경찰대를 독도경비대와 맞먹는 규모로 창설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8일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 수변구역에서 ‘남한강 경찰대’ 발대식을 열었다. 이 경찰대는 4대강 사업 완공에 맞춰 남한강 이포보~여주보~강천보에 이르는 수상과 수변구역을 순찰하는 게 임무다.
이 경찰대에는 경정급이 대장이고 경찰관 17명과 순찰정(배) 1척, 전기순찰차(4륜) 2대, 전기패트롤카(3륜) 2대가 우선 배치됐다. 앞서 경기경찰청은 지난 6일 남양주 팔당역~양평 양근대교 옛 중앙선 철길을 활용해 조성된 26.8㎞ 구간의 ‘남한강 자전거길’의 치안을 전담하는 경찰관 10명을 배치해 ‘자전거 순찰대’를 발족했다.
그러나 남한강 주변의 경찰력 집중 배치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경기경찰청은 경찰 1인당 평균 800명 넘는 인구를 맡는 등 경찰력이 턱없이 부족해 경기북부경찰청 신설까지 서두르면서도 엉뚱한 곳에 경찰력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자료를 보면, 전철이나 버스, 택시 등 이른바 교통범죄가 급속히 늘어나 연간 1500건에 이르지만 대중교통 치안 인력은 인구 10만명당 경찰관수는 199명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지하철역당 배치된 경찰 인원은 평균 0.3명으로 경찰 1명이 지하철역 3곳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7명이나 되는 경찰력을 풀어 남한강에 배치하는 것을 두고 일선 경찰관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한 경찰관은 “치안은 필요한 곳에 배치해야지 강변에 무슨 경찰을 그렇게 깔아놓느냐”며 “파출소나 경찰서 인력을 늘리면 되지 ‘남한강 전문 경찰’을 만드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인구 11만명인 여주군을 치안을 맡는 파출소들에 배치된 경찰관은 103명이다.
이런 경찰력 배치는 독도경비대(대장 포함 28명)와 맞먹는 것이어서, ‘독도보다 소중한 4대강 사업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주말에 10만명까지 운집이 예상되는 곳이어서 치안 확보는 물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조처”라며 “상황에 따라 경찰력을 탄력 있게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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