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엔 흔한데 웬 멸종위기?
‘이종 세계최초’도 거짓으로
“연구팀 자료” “도에서 오버”
과잉홍보 논란에 책임 공방
‘이종 세계최초’도 거짓으로
“연구팀 자료” “도에서 오버”
과잉홍보 논란에 책임 공방
황우석 박사 연구팀(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경기도가 최근 “멸종위기에 있는 코요테의 복제에 성공했으며 이는 개의 난자를 이용한 이종간 복제로 세계 최초”라고 밝혔으나, 연구 성과의 의미를 부풀리려고 과장 홍보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요테를 멸종위기 동물로 볼 수 없고, 이종간 복제도 세계 최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는 지난 17일 황 박사 연구팀과 맺은 ‘멸종위기 동물 복제생산 협약’에 따라 황 박사팀이 복제한 새끼 코요테 8마리를 기증받았다. 코요테의 피부 체세포를, 같은 개과이지만 종은 다른 개의 난자에다 넣어 복제하는 이종간 복제 방식을 썼다고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매머드 복제도 머지않았다”고 극찬했다. 경기도는 나아가 “복제된 코요테를 원래 서식지인 북아메리카에 보내 멸종 동물 보존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의 ‘보호등급’을 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자료를 보면, 코요테는 멸종 위험이 적은 ‘최소 관심’(LC)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같은 등급에는 사람도 들어 있다. 자연보전연맹은 코요테를 두고 “북아메리카 등지에 폭넓게 많이 서식하며 분포지역도 늘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미국 등지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북미에서 코요테는 농작물에 해를 끼치며 골머리를 썩이는 흔한 동물인데, 멸종위기라는 게 웬말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도는 19일 “수암연구원 쪽 자료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물러섰다. 도 관계자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 박사 쪽은 “엄밀히 보면, 코요테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자료 작성은 경기도가 했고, 복제 코요테의 북아메리카 방사도 경기도가 오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박사팀과 경기도가 “개과 동물에서 이종간 복제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라고 주장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2007년 이병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회색늑대를 이종복제 기술로 복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민규 충남대 교수는 “코요테 복제는 회색늑대 복제에 이은 또하나의 이종간 복제”라며 “개, 늑대, 코요테가 같은 개과 동물이어서 이종간 복제 기술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박사 쪽은 “개는 늑대와 아주 가까워 사실상 동종 관계여서 늑대 복제를 이종간 복제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철우 기자,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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