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 ‘조폭과의 전쟁·내부 감찰’ 뒷북 대응

등록 2011-10-24 19:59수정 2011-10-24 22:45

인천 조폭들 칼부림 통제 못하고…장례식장 뒷돈 의혹 터지고…
도심 장례식장에서 조직폭력배 130여명이 유혈 난투극을 벌였는데도 보고를 받지 못하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상황을 파악한 조현오 경찰청장이 간부회의에서 격노한 뒤 대대적인 내부 감찰을 지시했다. 또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뒤늦게 내·외부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경찰의 날’인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 간 흉기 상해사건과 관련해, 인천지방경찰청장 등 인천청 지휘부와 경찰청 수사국 등에 대해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23일 인천남동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하고, 같은 경찰서 형사과장, 강력팀장, 상황실장, 지구대 순찰팀에 이르기까지 중징계 방침을 밝힌 데 이은 추가 조처다.

당시 인천지역 폭력조직 크라운파 조직원의 부인을 조문하기 위해 몰려든 크라운파와 신간석파의 조직폭력배들이 장례식장 앞에서 싸움을 벌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눈앞에서 조직폭력배 한 명이 흉기에 찔리는데도 이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날 인천청 지휘부는 본청에 ‘우발적 충돌’로 사건을 축소·허위보고해, 경찰 수뇌부가 제대로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청장님이 공식 보고라인이 아닌 언론을 통해 현장 상황을 접하고 크게 화를 냈다”며 “청장님이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 속에서 수사주체로서의 경찰 직무를 강조하고, 치안에 관련된 부분에 선제적 대응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더욱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날 “단순 우발 충돌로 보고받았는데, 칼부림까지 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며 “적극 대응하지 않고 축소하려 한 건데, 이건 기강해이의 문제로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해 연말까지 조직폭력배 일제 단속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재 경찰의 관리 대상에 오른 조폭은 220개 조직 50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천청의 경우 차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인천 9개 경찰서에 조폭전담수사팀을 꾸려 인천지역 13개 폭력조직의 조직원 278명을 상대로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서울 남부지검이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경찰관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로 서울 구로구의 한 장례식장 업주를 구속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부패척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 4월과 8월 두 차례나 ‘경찰들이 특정 장례식장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변사 시신이 안치되도록 소개해주고 있다’는 진정이 제기돼 서울지방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하고도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감사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청 관계자는 “내사팀이 계좌추적 등 수사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잠복 등을 통해 현장을 잡아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청은 31개 경찰서의 변사체 처리 절차를 일제 점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서울 시내 전 병원의 3년치 변사자 자료를 분석해 특정 병원으로 쏠림이 있거나 금품이 오간 의혹이 제기되면 광역수사대에 1개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상 경찰서 지휘·통제 라인은 물론 서울청 청문감사관 등 감찰 라인까지 문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