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작가 아이작슨 “최악 경영자” 등 또다른 모습 평가
24일 출간된 스티브 잡스 전기의 작가 월터 아이작슨에게 비친 잡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가 23일 저녁(현지시각) 방영된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의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서 묘사한 잡스는 훌륭하지만, 변덕스럽고 복잡한 성격의 천재였다.
그는 “잡스가 임직원들과 논쟁을 벌이기를 좋아했으나 논쟁 때문에 측근 가운데 일부와 멀어졌다”며 “그는 때로 남에게 매우, 매우 비열했다”고 말했다. 잡스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아이작슨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는 했으나 그는 세계 최고의 경영자가 아니었다”며 “사실 그는 세계 최악의 경영자 가운데 한명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정보기술 산업계의 경쟁자들에 대한 증오를 숨기지 않았던 잡스가 페이스북에 대해선 극찬을 한 사실도 공개됐다. 아이작슨은 잡스가 “소셜네트워크는 많지만 페이스북 말고는 눈에 띄지 않는다”며 “페이스북만이 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에 대해 “그를 아주 조금 알지만 그가 돈에 팔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고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아이작슨은 잡스가 한번은 사후세계와 축적된 지식이 어떻게 살아남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 “하지만 가끔은 삶이 온-오프 스위치 같다고 느낀다. 클릭만 하면 끝나는. 그래서 나는 애플의 기계에 온-오프 스위치를 넣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전기 발간에 맞춰 애플은 이날 누리집에 지난 19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잡스 추모식에서 후계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한 추모연설 동영상을 공개했다. 팀 쿡은 이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가 월트 디즈니가 죽은 다음에 그가 무엇을 하기를 원했을까를 생각하고 이야기하느라 무력해진 전철을 애플이 다시 밟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잡스는 자신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지 말고 그냥 ‘옳은 일을 하라’고 유언처럼 마지막까지 나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조언했다”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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