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국토부 검토 아직 안끝나”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함안창녕보를 건설할 때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던 ‘보 주변지역 예상 침수피해’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가 7억원을 들여 전문기관에 맡겨 조사하고도 8개월째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는 함안창녕보 개방을 나흘 앞둔 25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 함안창녕보 전망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 ㄷ엔지니어링으로부터 함안창녕보 건설에 따른 침수 예상면적 등 용역 조사 결과를 받았다”며 “그러나 정책적 문제가 걸려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검토를 끝내고 대책을 확정하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피해 예상 면적이) 예전에 경남도가 발표했던 수치보다는 적게 나왔다”고만 말했다. 경남도는 수리조사 전문기관인 ㈜건화에 용역 의뢰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의 1.5배에 가까운 12.28㎢의 농경지가 영농피해를 겪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얻었다.
침수피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정부가 예전에 발표했던 0.744㎢보다 훨씬 넓은 면적이 침수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수공이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경남도가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수공에 몇 차례나 공문을 보냈으나 거절당했다”며 “지금까지 그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수문을 항상 열어두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함안창녕보 주변지역의 침수 피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지난해 초 함안창녕보의 관리수위를 7.5m에서 5.0m로 낮추는 설계변경을 한 뒤, 침수피해 예상 면적이 0.744㎢로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수공은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겠다며 지난해 ㄷ엔지니어링에 조사를 맡겼다. 창녕/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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