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43) 소장
‘정보공개센터’ 창립 3주년 맞는 하승수 소장
서울시 혈세낭비 등 지적하며 성장
국회의원 정치자금 내역 공개 주도
직책 내려놓고 녹색당 창당에 집중
서울시 혈세낭비 등 지적하며 성장
국회의원 정치자금 내역 공개 주도
직책 내려놓고 녹색당 창당에 집중
최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정치자금으로 미용실을 다녔다는 의혹을 두고 온 사회가 떠들썩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인 나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해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선관위에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처음으로 정보공개 청구한 ‘원조’는 누구일까? 바로 지난 9일로 창립 3돌을 맞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opengirok.or.kr)다.
지난 25일 서울 이화동 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하승수(43·사진) 소장은 지난 3년간 의미있었던 활동으로 지난해 이뤄진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정보공개 청구를 꼽았다. 당시 센터는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주유비 과다 지출 의혹을 <한겨레> 보도를 통해 세상에 폭로했다. 하 소장은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 청구는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이젠 일반적인 것이 됐다”며 “앞으로 선거 때마다 후보 검증 수단으로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10월 참여연대에서 독립한 센터는 지난 3년 사이 161명이던 회원이 688명으로 늘었고, 정병국 의원 주유비 의혹·서울시의 토목·전시행정으로 인한 혈세 낭비·국회의원 의정활동비 등 정부와 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 공개받은 정보를 세상에 알려 내며 ‘잘 나가는’ 시민단체로 주목받았다.
3년간의 활약에 대해 하 소장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정보공개청구제도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시민운동단체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3년간 회원들의 노력 덕분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국가기관으로부터 청구한 정보의 공유를 넘어, ‘알 권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3번에 걸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에게 정보공개청구법, 알권리의 중요성 등을 교육한 공터학교 운영도 같은 맥락이다. 하 소장은 “시골 할머니도 주권자로서 국가의 행정과 정보에 대해 설명받을 권리가 있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알 권리’ 운동은 시민사회 운동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앞으로도 ‘알 권리’ 운동의 촉매제 구실을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 소장은 28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리는 3돌 기념 후원의 밤 행사를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센터 소장에서 물러난 뒤, 녹색당 창당에 몰두할 계획이다. 그는 “기존의 정치세력을 뛰어넘는 환경·생태·평화·인권 등과 같은 놓칠 수 없는 가치들을 지키는 녹색당은 이런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로 움직이는 대안적 정당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건드려 보지 못한 정부기관들이 많다”며 “정보공개센터 회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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