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전복사고 3명 부상…운전자 “브레이크 고장”
아파트 단지 안에서 승용차가 주민을 치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26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단지 안에서 김아무개(38·여)씨가 몰던 쏘나타 승용차가 행인과 가로등을 잇따라 들이받고 인도로 돌진한 뒤 화단에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인도에 서 있던 이아무개(89)·유아무개(52)씨 모녀와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최아무개(8)군이 숨졌다. 또 최군과 함께 귀가하던 조아무개(7)군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의 차 안에는 김씨의 아들(9)과 조카(8)가 타고 있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운전하던 승용차는 아파트 단지 후문 출구 쪽 차단막을 부수고 단지 안으로 들어와 내리막길에서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다 휠체어를 탄 이씨와 이 휠체어를 밀고 있던 유씨를 먼저 친 뒤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그 뒤에도 속도를 줄이지 못한 김씨의 차는 또다시 최양과 조군을 덮친 뒤 화단 턱에 부딪혀 뒤집혔다. 운전자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래미안 아파트 후문을 통해 가로질러가면 내가 사는 근처 아파트로 더 빨리 갈 수 있어 그쪽으로 차를 몬 것”이라며 “아파트 차단막에 도착하기 전부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목격한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평소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과속을 하는 차가 없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을 조사중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내리막 커브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는 바람에 차에 가속까지 붙어 사고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격자와 운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발적인 사고이긴 하지만 인명 피해가 큰 점 등을 고려해 김씨에게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유선희 김선식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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