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발생한 생생한 범죄·사건 현장과 재외국민에 대한 지원활동 등을 담은 전·현직 경찰주재관들의 논픽션 체험수기가 책으로 나왔다.
경찰청은 30일 전국 외사경찰관 공모를 통해 채택된 13건의 주재관 체험기를 묶은 <실제상황>(Real situation)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된 주재관 활동수기에는 지난 2009년 중남미 온두라스에서 살인범으로 몰렸다가 지난 1월 무죄판결을 받은 ‘한지수 사건’ (김정석 전 과테말라 경찰 주재관)을 비롯해 베트남에서 조폭 ‘양은이파’가 가세해 카지노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치했던 상황(김종철 전 호찌민 총영사관 경찰주재관),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에 얽혔던 안타까운 사연(이준영 전 도쿄 주재관), 예멘 테러 현장을 살펴본 체험(박우현 전 오클랜드 주재관)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경찰 해외주재관은 1967년 일본에 처음 파견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25개국(44개 공관)에 49명이 파견돼,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해외여행객 등 재외국민보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책 출간에 참여한 박우현 계장(경정·경찰청 대변인실)은 “경찰 주재관들 역시 해외에 나가면 해당 국가의 법과 국제법 등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독자적인 경찰 권한을 갖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해당 국가의 경찰이 비협조적이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일 경우 난처할 때가 많지만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경찰주재관들의 활동과 애환 외에도 외국에서 사건사고 등의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담고 있다. 경찰은 이번에 발간된 책의 인세 전액을 경찰 순직·공상 지원단체인 ‘참수리사랑’에 기부할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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